일상/공군(병) - 2023.1.9(월) ~ 2024.10.8(화)

공군 군생활 회고록 - 3편 (일상적인 훈련소 생활)

푸른고양이06 2025. 3. 16. 14:27

[글을 시작하며...]

저번 편은 훈련소 훈련들과 수업 등에 대해서 작성했다. 이번 편은 나머지 훈련소 생활이 어땠는지 작성하고

이후 특기학교 이야기 빌드업을 하겠다.

 

[훈련소 일상]

평일에는 6시 기상을 했다. 부랴부랴 안내방송과 조교들이 외치는 소리 듣고 일어나서 이부자리를 정리했다.

이후엔 1주차~2주차때는 아침행사를 아마 안 했던 걸로 기억하는데, 평소에 아침행사는 2대대 중앙 연병장으로 나온 뒤

각자 호실 구역으로 가서 오와열을 맞춘 채 서있는다. 원래는 아침에 뜀걸음을 하는 게 맞다 하지만 우리는 겨울기수라

그런가 뜀뛰기를 한달 동안 2번 정도밖에 안 했던 거 같다. 뭐 운이 좋았다고 볼 수 있다. 

다 뛴 다음에는 아침식사를 하러갈 준비를 했다. 2주 차 넘어가면서 생긴 건데 원래 식사 전에는 대기 시간이 있다.

이 대기시간에는 연병장에서 맞춘 오와열 그대로 식당 앞쪽 전천후에서 대기를 하는데 이때 제자리걸음, 군가 제창, 식사 전 구호를 하고 식사를 하러 간다. 처음엔 이거 왜 하는 거지 생각하고 있었는데 알고 보니 식당에서 밥을 먹는 인원들이 있어서 자리가 꽉 차니 자리 비울동안 뭐라도 시키는 거였다. 

이렇게 밥도 먹고 나와서 그냥 생활관에 가면 좋겠건만 3주차 넘어가서부터인가? 갑자기 대형을 맞춰서 제식을 하며 군가를 부르고 생활관으로 가라고 시켰다.

이때 2열 5행 이였나? 이 배치대로 대형을 꾸려 갔는데 위치는 선착순으로 랜덤이었다. 우측선두가 제일 안 좋았는데

군가 선정, 군가제창 외치기, 좌라고 우로가 등등 하여튼 말해야 할 게 많았다. 

거기다 더 부담되는 건 이 우측선두가 잘못말하거나 틀리면 다 같이 혼난다는거다. 또한 대열인원들 중 한명이라도 제식 이상하게 하던가 군가를 부르지 않으면 그것도 다같이 혼난다.(+ 복장도) 나도 여기서 한 번 걸려본 적이 있다.

이때 썰 한번 풀자면 나는 좌측 중앙이었다. 그때 대열 맨 끝에는 내 생활관 왼쪽 친구였는데 이 친구가 아주 그냥 너무 폐급짓을 했다. 제식도 설렁설렁 대답도 건성건성 결국 생활관까지 가는 길에 각각 배치된 조교들한테 걸렸다.

이때 조교가 아주 악질이었다. 내 왼쪽친구가 개폐급이었던 것도 있었지만 이 조교가 슬슬 우릴 놔주지를 않는 거다.

남들 5분 10분 잡고 보내줄 때 이새 ㄲ ㅣ는 30분은 잡고 있었던 거 같다.

갑자기 대뜸 나한테 와선 아침뜀뛰기 코스 5바퀴 돌 거냐 생활관 밑에 있는 대연병장 20바퀴 돌 거냐를 고르랜다.

대충 황당하여서 최대한 생활관 가까운 곳에서 하는 게 그래도 낫지 않나 싶어서 대연병장을 돌겠다고 골랐다.

근데 이 새끼가 빨모챙으로 내 얼굴에 갖다 대전이 눈깔 부릅뜨고 "왜.. 대연병장을 골랐을까?.."라고 조곤조곤 말했다.

(가오를 부리며) 그래서 난 그냥 솔직하게 말했다. 거짓말을 원체 잘 못하는 성격이라 "생활관이랑 가까워서 골랐습니다..."

조교는 말했다. "아>> 아침뜀걸음 하는 곳은 멀고 더 길고 귀찮고 그래서 그런 거지 어? 이야~"라고 말했던 거 같다.

근데 기억상 아직도 불쾌한 거 봐선 기분 나쁘게 말했을 거다. 이래놓고 갑자기 우리한테 말하는 거 아닌가

"자 내가 5초 셀 건데, 5초 안에 생활관 안으로 못 간 애는 벌칙수행한다. 자 5! 4!" 이 말을 듣고는 서로 황당하여있다가 

있는 힘껏 생활관으로 뛰었다. 조교도 5초 다 안 새고 우리를 잡으러 뛰었다. 근데 생활관 입구까지 가는 와중에 

뒤돌아봤었는데 쫒는 척만 하고 쫓아오지는 않았다. 그렇다. 이 씨발새끼는 우리를 가지고 논 것이다.

나중에 다른 애들 얘기 듣기로는 다른 애들한테도 좆같이 구는 악질 조교였다. 특히 훈련병들 사이에서 이름들이

오락가락 들리는 조교들은 죄다 악질들로 알려져 있었다. 난 아직도 이름이 가물가물하게 기억에 남는다.

이때 당시 난 군대에 대해 아무 정보가 없이 갔던 터라 훈육조교들이 우리와 같은 병사인지 몰랐다.

훈련소 마지막날 정도돼서 조교들하고 얘기할 시간들이 있었는데 대부분 나랑 비슷한 나이였다. 혹은 같거나

나랑 나이차이도 얼마 안 나는데 이렇게 가지고 노나 싶어서 분하기도 했지만 사실 군대에서 훈육조교 역할은

군기를 잡아주는 것, 아마 얘들도 교육을 받았을 거다 훈련병들한테 졸지 마라 세게 나가라 등등 

근데 시1발 그래도 이건 아니지.... 쩃든 이런 일이 있었다.

밥을 먹고는 수업 혹은 훈련이다. 이후 저녁식사도 똑같다. 계속 반복..

취침 전 개인정비 시간을 준다. 이때는 훈련소에서 준 훈련일지라는 일기를 쓰거나, 각자 받은 편지를 주거나

여러 가지를 한다. 한마디로 자유시간. 나는 이때 일기를 쓰고 관물대 정리하고 시험 생각하거나 했었다.

대부분은 각자 동기들이랑 얘기를 했었던 거 같다.

그리고 주말은 정말 좋았던 날인데 주말에는 평일보다 1시간 더 늦게 일어나고 수업, 훈련이 없다.

그래서 각자 책을 보거나 체조연습을 하거나 혹은 운동을 하거나 한다. 종교활동도 가고, 뭐 자유시간이다.

그렇다고 마냥 하고 싶은 거만 하는 건 아니고 뭐 정리를 해야 하거나 분리수거 봉사 등등 차출될 때는 차출된다.

또 평일 때 못한 자잘한 사항들을 처리하기도 한다. 나는 이 주말이 너무 좋았다. 밝게 비추는 햇살.. 다 같이

떠들썩한 생활관 1주 차 때는 꿈도 못 꾼 상황이었다.

그리고 주말에는 최용덕관에 모여 다음 주 훈련에 관련된 것에 대해 안내를 해주었다.

일요일이 지난 후 어김없이 우리는 다시 훈련을 받는다.

 

[훈련소에서 영화를 보았다.]

 이맘때쯤 탑건 매버릭이 개봉한 지 꽤 됐을 때였다. 나는 영화관에서 봤었다. 하도 명작이라길래 봤었는데

맞다 너무 재밌게 보았다. 그래도 나는 봤던 건 다시 잘 안 보는 편이다. 재미가 없어서 다시 봐도 몇 년은 지나야 다시 보는 편인데 웬걸 훈련소에서 이 영화를 보여준다는 거였다. 장소는 우리가 수업을 받는 장소 난 뭐 할 거도 없기도 하고 

그 큰 강의실에서 영화를 본다면 재밌을 거 같아서 보러가기러 정했다. 

근데 막상 강의실에 들어와서 영화를 보는데 영화관 같은 느낌은 나긴 했지만 너무 추웠었다.

추워서 그런가 도통 영화에 집중하려 해서 크게 집중이 되지가 않았다. 그냥 참 아쉬웠던 하루였다...

만약 겨울에 영화 상영해 준다 하면 그냥 뜨신 생활관 안에 박혀있길 바란다.

 

[훈련소 부모님과의 통화]

많은 훈련생들이 기다리고 기다리던 게 이것 아니겠는가 대략 4주간 연락을 안 하고 지내다 보니 다들 궁금하기도 할 것이다.

나만해도 부모님과 갑작스레 헤어졌기에 나도 부모님이 그립기도 했다. 그렇지만 알다시피 전화할 때 누군가 운다면 

생활관에선 모두의 놀림감이 된다. 나도 알기에 최대한 부모님과 연락을 하고 싶었지만 하기 싫었다...

그렇지만! 전화를 했는데 연락이 닿지를 않았다. 그래도 계속 시도해 보라는 중사님의 말에 나만 따로 불러서라도 전화를 

시켜주셨다. 그랬는데 아빠가 전화를 받았다. 이때 정말 눈물이 났다. 특히나 1주 차 때 너무 힘들었던 게 생각이 나서 그런지

울컥 눈물이 나왔다. 평소 나는 잘 운다. ㅇㅇ 그렇다고.. 

사실 통화시간이 그리 길지가 않아서 그냥 안부만 전하고 나왔다. 나는 최대한 눈물이 나왔던 흔적을 지우고 생활관에

들어갔지만 한두 명은 바로 알아봤다. 이 지독한 새끼들.. 결국 난 놀림감이 되었다... 쯧쯧.

 

[훈련소의 적폐 '다리환자']

훈련소에서 어떤 근무를 하는 게 이득인가? 어떻게 꿀을 빨아야 하나? 정신환자 연기? 십자인대 부수기? 자살기도?

아니다 간단하다. 발목을 삐던가 정강이를 부러뜨리던가 사실 이럴필요도 없이 있는 힘껏 다리가 잘렸다 생각하고

상상하고 몰입해서 연기를 해봐라 그럼 너도 바로 '다리환자' ;;

다리환자들은 이점이 아주 가득했다. 밥 먹을 때도 제식 없이 그냥 가질 않나 어디 이동할 때도 차 타고 이동, 훈련이란 훈련은 다 빼고 웬만한 건 다 뺀다. 유일한 단점은 성적이 깎이는 것 근데 그래도 웬만해선 이점이 더 많다..

근데 이 다리환자라는 놈들이 물론 진짜 아픈 애도 있었겠지만 발목 살짝 삐이거이거나 아프지도 않은데 연기하는 놈들도

아주 많았다. 걸을 때는 ㅈㄴ 아픈척하면서 어기적 어기적 걷는데 빨리 뛰어오라고 호통치는 조교말에 갑자기 빠른 걸음으로 이동하는 거 아닌가? 어떤 놈은 아예 뛰기도 한다., 어휴 참 ㅋㅋ ;; 굳이 그렇게 까지 해야 되나 싶다...

 

이렇게 하루하루 훈련을 하고 공부하고 쉬기도 하며 시간은 점차 흘러간다. 도저히 지나가지 않을 것만 같던 시간들은

어느새 돌아보면 아주 많이 지나와있다. 한때는 가장 바라던 수료식도 점점 다가오고 있고 거의 끝나갈 때 돼서야

생활관 동기들하고 친해진 거 같은데 막상 찬해지자마자 헤어진다니 때론 아쉽기도 하고 또 다가올 새로운 환경에

적응을 해야 하니 걱정되기도 한다. 

 

 

공군 군생활 회고록 - 4편 (기다리던 훈련소 수료 ~ 특기학교에 들어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