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 군생활 회고록 - 4편 (기다리던 훈련소 수료 ~ 특기학교에 들어가다.)
[글을 시작하며...]
마침내 우리는 행군을 마친다. 이후 수료식 준비를 한다. 여태껏 모든 훈련병들은 오직 하나만을 바라본다.
바로 '수료식' 드디어 때가 온 것이다. 수료식이 가까워진다는 것은 곧 우리의 기나긴 여정의 첫 발걸음을 뗐다는 것이다.
[수료식 준비.]
우리는 드디어 수료식 준비를 위해 몇일간 연습을 하였다. 이때 우리 2대대뿐만 아닌 4대 대도 함께 하는 연습이었기에
매우 큰 행사였다 그러다 보니 연습 중에 대기 시간도 길어지고 대기장소까지 걷고 또 걷고, 너무나 귀찮고 힘들었다.
나는 걷는 걸 싫어하는 편이라서 더욱더 힘들었다. 체력부족.... 이때가 참 좋으면서 싫기도 했던 거 같다..
[드디어 특기학교 첫 방문과 함께 짐 이동]
우리는 행군을 마치고 수료식을 하기 전날 짐을 싸서 우리가 앞으로 3주간 있게 될 장소로 이동을 했다.
나는 입대 전 디시인사이드 공군갤러리에서 정보를 많이 찾아봤었는데 하도 정통교가 꿀통교 꿀통교
하길래 얼마나 좋길래 꿀까지 붙이는 걸까 하고 잠시나마 행복한 상상을 했었다.
자! 안내를 해주던 교관이 멈춰 섰다. "자 다 왔습니다." 오~ 건물이 꽤 주차장 같은걸?......
그렇다 여기가 아니었다. 교관도 잘 몰라서 근처에 있던 검정 모자를 쓴 상병이었나 병장이었나
병사한테 물어보고는 여기가 아니라 저기로 쭉 가면 된다는 말을 듣고는 우리는 다시 이동하였다.
그 병사가 손가락으로 가리킨 곧은 누가 봐도 폐교같이 생긴 곳이어서 나는 그 바로 오른쪽에 있는
깔쌈한 건물이라고 당연하게 생각했었다. 그러나 그 건물을 지나쳐서 가는 거 아닌가....
결국 그 폐교같이 생긴 건물 앞에서 정통교 간부가 확성기로 안내를 했다.
"각자 배정된 호실로 이동해서 짐을 놓고 빠르게 나옵니다!" 나는 1층을 썼었는데
방에 들어가자마자 보인 풍경은 나를 힘들게 만들었다. 보기만 해도 숨이 턱 막힌다...
아.... 이런... ㅈ됐다. 심지어 난 안내지에는 2주 3일이라길래 그래도 2주만 버티면 뭐.. 생각했는데...
3주나 버텨야 했다. "어카냐.."
건물에 들어갔다 나온 훈련병들의 얼굴은 모두 같은 모습이었다.
(내가 생각했던 깔쌈하고 1인 1 침대의 낭만은 행정학교에 있었다.)
아... ㅅㅂ 이 공군갤 개새ㄲㅣ들 꿀통교라니 날 속였구나 시이이이이이이BAl!!!!!!!!!!!!!!!!!!
[수료식날]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수료식 날이다. 이때는 너무 좋았던 게 우리 기수는 수료식 당일 하루외출이 부여됐는데
이때만큼은 부모님과 같이 있을 수 있었다. 또한 수료식날 눈 덮인 산과 그 위로 떠오른 붉은 해, 점점 녹아내리는 눈
그 광경은 정말 너무 황홀했다. 자연이 좋아지는 순간이었고 모두가 이동할 때도 수료하고 나서도 그 장대한 광경에 대한
얘기를 나누었다.
그리고 나선 우리들은 연습했던 대로 이동하였고, 이게 우리의 마지막이 되었다. 난 드디어 폐급과 눈치 보였던 놈과 착했던 친구들 등등 떨어지게 되는 게 좋았고 싫었다. 그대로 강의를 했던 곳에서 대기하다가 대연병장으로 이동을 했다.
이동을 하며 정해진 장소로 이동을 하는데 울리는 큰 관악대의 음악소리 대기 중인 가족분들 너무나 가슴이 벅차올랐다.
"드디어 끝났구나.."
이때는 새 전투복을 입고선, 우리의 이름표 훈련병으로서의 흰색 이름표를 떼고 정식으로 주어진 이름표와 여러 마크들을
부착한다.
"드디어 수료."
행사가 다 끝나고 나는 나의 부모님을 찾았다. 우와좌 와 하던 때 마침 아빠를 발견했다. 나름 울지 않으려 했다.
하지만 엄마까지 딱 왔는데 눈물이 핑 돌았다. 그동안 힘들었던 게 다 풀리는 순간이었다.
질질 짜고 부모님과 함께 밥을 먹으러 이동을 했다. 이때 들깨삼계탕을 먹었는데 입맛도 없었다. 그냥 수료한 것만으로
너무 좋아서 뭔갈 먹고 싶지도 않았다. 먹고 싶은 것도 크게 없었기도 하고
밥을 먹고 남는 시간에는 여러 훈련소 얘기를 했다. 그리고 특기학교에서 필요한 준비물들을 사러 갔다.
준비물들도 사고 책도 사러 갔다. 딱 봐도 특기학교에서도 할 거 없을 거 같아서 훈련소 때 경험으로 바로 그냥 사러 갔다.
이때 샀던 책이 히가시노 게이고의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이다. 참고로 난 이 책만 보면 우울증에 걸릴 것 같다.
이유는 나중에 알 수 있다...
띵가띵가 폰도 하고 햄버거도 먹고 어느새 다시 복귀할 시간이 되었다.
이때는 복귀를 훈련소가 아닌 특기학교 근처로 복귀를 한다. 여기서 인원파악을 하고 다 같이 이동을 하는 것이다.
난 장도 예민하기도 하고 해서 화장실도 들리고 미리 가있으려고 이동을 했다.
이때 교관님들을 만났었는데 어휴 진짜 이 사람들 너무 착했다. 훈련병일 때는 온갖 가오 잡으며 굴리더니
막상 밖에 사람들 대할 땐 이만큼 착하고 친절한 사람들.. 정말 참 군인 아닌가.
다 복귀를 마치고 우리들은 우리가 지낼 짐을 나 두었던 생활관으로 이동을 했다가 다시 새로운 대강당으로 이동했다.
처음 가보는 곳이었는데 이곳에서 특기학교에 관한 여러 가지 OT를 했다.
그리고 생활관에 돌아왔다. 그래도 훈련소에 박혀있어서 그런지 다들 금방 친해졌다.
그리고 모두가 입을 모아 한 말은 "그냥 살아남기만 해 보죠.."
우리가 본 정통교의 풍경은 이 한마디면 정말 충분했다.
이렇게 새로운 여정이 나를 맞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