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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 군생활 회고록 - 1편 (입대부터 ~ 훈련소 1주차까지) 본문

일상/공군(병) - 2023.1.9(월) ~ 2024.10.8(화)

공군 군생활 회고록 - 1편 (입대부터 ~ 훈련소 1주차까지)

푸른고양이06 2025. 3. 15. 21:22

[글을 시작하며...]

이제 전역한 지 거진 6개월이 지나갔다. 내가 전역했다는 것도 실감이 나긴 한다. ㅇㅇ 공군가는 방법 글을 올린 지도 벌써 2년이 지나갔다. 시간이 참 빠르네... 이번에 글을 쓸 것은 내가 입대했을 때부터 전역까지의 여러 이야기들을 작성하려고 한다. 딱히 누구에게 재밌거나 도움 되라고 쓰는 글은 아니다. 그냥 내가 쓰고 싶어서 쓰는 글이다. 그래도 도움이 된다면 뭐 좋게 생각한다. 특정되긴 싫어서 실제 군생활과는 다른 명칭의 시설이나 인물들로 구성하여 쓸 거다.

그래도 이 글을 재밌게 보고 싶은 분들은 본인이 듣고 싶은 노래 들으면서 감상하면 더 좋다고 생각한다. 

 

[집에서 진주훈련소 입구까지]

2023년 1월 9일 월요일 나의 입대일이다. 2주 전 나는 대학교 종강을 하고 휴학을 했다. 군대 가기 앞에 시간이 아까워 매일 늦게 잤던 거 같다. 이때 환혼이라는 드라마가 유행 중이었는데 개인적으로 챙겨보던 드라마였다. 평소 드라마 잘 안 보는데도 내가 생방까지 챙겨 본 드라마다. 놀랍게도 운 좋게 전날(일) 마지막 방영이어서 보고 잠에 들었다.. 입대일 당시 기상하고 정말 실감이 안 났다. 내가 드디어 남들이 다 말하는 군대에 가게 되었단 것이 이전에 공군 신청할 때 훈련소에서 어떤 식으로 진행하는지 궁금해서 유튜브로 찾아봤었는데 생각보다 무서운 것들이 많아서 긴장이 되긴 했다. 그래도 아침에 일어나서 멍~ 해지는 게 있어서 그런지 정말 아무 생각 없었다. 진주로 내려가야 했기에 씻고 준비를 했다. 나는 과민성대장증후군이 있는데 그래서 항상 어딜 나갈 때마다 화장실을 들린다. 이것 때문에 많이 고생하기도 했다.. 부모님과 함께 차를 타고 간다. 창 밖 풍경은 정말 아름답긴 개뿔 ㅈ같았다. 나름 기대도 되면서 ㅈ같은 건 어쩔 수 없었다. 솔직히 거진 2년 아껴서 군대에서 놀 바엔 공부할바엔 밖에서 놀고 공부하는 게 훨씬 낫지 뭐 나라가 가라는데 어쩌겠냐 이왕이면 생각 없이 갈 생각을 했다.

생각할수록 기분만 구려진다... 장이 예민해서 공복으로 가고 있었는데 딱 진주 도착하고 차를 주차시켜 놓고 밥 먹을 계획이었다.이었는데 웬걸 차들이 훈련소 안으로 들어가는데 유턴해서 나올 수 있는 줄 알았는데 안으로 쭉 들어가면 입대자들은 바로 차에서 내려야 했다. 아니 난 밥 먹어야 하는데 밀려오는 차들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안쪽으로 들어간 거였는데 놀랍게도 이에 대한건 카톡에 적혀있었지만 난 그걸 못 봤다. 근데 나중 돼서 안건 나만 이랬던 게 아니었다. 요즘은 어떨지 모르겠다. 참 별거 없는 입대썰이다..

 

[진주훈련소에서 1주 차까지]

차에서 내려서 보인 풍경은 빨간 모자들이 길을 안내해 주는 것 주차장을 지나 안내되어 있는 길을 따라가서 보인 것을 방역복을 입은 사람들이 부스마다 앉아있는 것이었다. (당시는 코로나 주의보가 막 끝날 때여서 보수적인 군대에선 코로나 방역에 신경 쓰는 중이었다.) 내 앞 담당자가 말했다. "그거(코로나 검사지였나? 기억이 안 나네) 던져." 포장마차 테이블 마냥 생긴 거에 검사지를 던지라고 했다. 던졌다. 이후 통과한 후 안내된 대로 이동하였다. 내 주변에 돌아보면 죄다 빡빡이들이었다. 아주 그냥 진풍경이었다ㅋㅋ  한편으론 한숨만 나왔다. 이후 코로나 검사를 위해 전천후에 있는 목욕탕 의자에 오와 열을 맞춰 앉았다. 먼저 폰에 보안어플을 깐 후 제출하고, 코로나 검사를 했다. 그 후 생활관으로 이동했다.

생활관으로 들어오니 빡빡이 몇몇이 앉아있었다. 그냥 숨이 턱 막혔다. 그래도 인상들을 보니 나쁘게 생긴 애들은 없는 거 같았다 는 개뿔 내 바로 오른쪽 친구가 좀 살벌하게 생겼었다. 그리고 자꾸 가오를 잡아서 좀 짜증 났다. 이때가 1시쯤이었을 텐데 그냥 앉아있으라는 명령을 들어서 다들 계속 앉아있기만 했다. 2시간이 지나고 3시간이 지나고 나는 공복이었어서 배도 고프고 앉아만 있느라 허리는 뻐근하고 우울해졌다. 너무 힘들었다. 화장실도 해당 호실마다 시간이 정해져 있었다. 마음대로 가지 못했다.

5시쯤 돼서 이제 밥을 먹으러 간다고 한다. 얼마나 맛있을까 해서 밖에 마당에 나와서 줄을 맞춰 이동을 했다. 우리는 코로나 군번이라 1주일 코로나 기간이 있었다. 이때는 예비훈련병이라는 칭호로 불리고 책 읽는 것 외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그래서 식당을 가는데도 '앞뒤거리 1m~!'라고 외치는 조교들의 목소리를 들으며 갔다. 도시락처럼 급식을 배급받고 각자 생활관으로 돌아왔다. 이제 밥을 먹는데 갑자기 눈물이 찔끔 나올뻔했다. 조명을 침침하지 창문은 굳게 닫혀있지 어둡컴컴하지(겨울이라..) 내 앞뒤양옆은 빡빡이들이지... 내가 대체 군대에 온 건지 ㅅㅂ 감옥에 온건지 구분이 안 됐다.. 그냉 너무 우울했다. 분위기도 처지고 다들 말 한마디 안 하고 처먹는 소리만 들렸다. 다 먹고 나선 쓰레기들은 정리하라고 한다. 이때 훈련소 번호가 있었나? 아마 있었을 거다 여기서 가장 앞번호는 1주일간 고생 좀 했다. 사실상 강제 반장이 된 거라 쓰레기 치우고 여러 안내 같은 것도 이 친구가 했다. 쓰레기 버릴 때 드디어 서로 말을 했다. 그리고 안 했다. 참.. 우리 호실 다들 말을 잘 듣는다. 저녁식사 전만 해도 다들 호실은 다들 떠들다 혼나기도 하던데... 놀랍게도 우리 호실은 주말까지 그 누구도 대화하지 않았다.

이때 재밌었던 건 내 왼쪽 친구와 오른쪽 친구였다. 우리는 저녁쯤 돼서 여러 안내사항들을 들으러 갔던 거 같다(언제 갔는지는 기억이 안 난다) 그때 내 왼쪽에 앉은 친구는 되게 귀엽게 생겼었다. 체구도 작고 생긴 것도 수달? 해달? 같이 생겨서 순하게 보인 친구였다. 근데 말을 하니 경상도 사투리도 되게 세고 뭣보다 흡연자에 좀 불량해 보이는 놈이었다. 생긴거와는 달라서 좀 충격먹었었다. 근데 그래도 애는 착했던거 같다. 오른쪽 친구는 인상이랑 말투가 되게 쎄고, 가오도 아주 끓어 넘치는 놈이였다. 언제 한 번 내가 장이 예민해서 그런가 방귀얘기로 말을 텄었는데 이놈이 글쎄 성격이 시원해서 맘에 들었다. 근데 웬걸 얘가 장난을 쳤다. 자기는 이전기수에 들어왔었다고 그 후 바로 "장난이에요 ㅋㅋ"라고 말했다. 그렇지 장난이겠지 ㅋㅋ 는 아니고 진짜였다. 걔는 4일 정도 나보다 전역이 빨랐다. 어떻게 된 거냐면 그냥 검사를 받을 때 결과가 잘못 나와서 퇴소처리 당하고 다음 기수에 바로 들어온 거였는데 그때 복무했던 1주 정도를 군생활에서 까주는 거다. 그래서 전역이 더 빨랐던 것. 뭐 부럽지는 않았고... 

1주 동안은 지옥이었다. 뭐 아무것도 못했다. 할 수 있던 건 가져온 책을 보거나 훈련소 시험에서 필요한 공부를 위한 생활관에 배치된 책들 난 귀찮아서 맨몸으로 왔는데 책이라도 가져올걸 후회했다.(요즘은 격리주 사라져서 책은 필요 없을 거 같다.) 그래서 그냥 시험 대비할 겸 배치된 책들을 읽었다. 그래도 이 책들이 재밌었던 건 안에 곳곳에 적힌 이전 기수들의 여러 낙서들이었다. 이건 우리 관물대 밑에도 적혀있었다. '뺑이쳐라'부터 '니들은 진짜 ㅈ됐다 ㅋㅋ' 이외에 여러 글귀들 당시 지루했던 일상의 꽤나 큰 낙이였다. 물론 2~3일 보니 그저 그랬지만.. 아오 참 진짜 시간 뒤지게 안 간다. 책을 읽어도 3시간은 집중하는데 읽었던 거 또 읽고 읽으니 진짜 끔찍했다. 이후 취침시간이 돼서 잘 때 진짜 너무 행복했다. 그래도 격리주라고 아무것도 안 한 것만은 아닌데 여러 물품들을 받으러 피복관리하는 곳도 갔다 오고 신검받으러 가기도 하고 조금이나마 지루함이 살짝 덜긴 했다. 그래도 시간은 가지 않았다. 이후 4,5일 차인가 이때쯤 위기가 찾아왔는데 내가 과민성대장증후군이 있기도 하고 정신적으로 힘들기도 하고 워낙 혼자 지내던 사람이고 단체생활은 해본 적도 없었어서 그런지 진짜 무지많이 힘들었다. 그게 쌓이고 쌓여 이때쯤 확 터진 거 같다. 너무 힘들어서 나가는데 호실 인원 중 한 명이 "어디가요?" 라고 말을 건냈다. 나는 "아.. 저 힘들어서요.." 라고 말을 했다. 그 후 말을 건낸 사람이 혼잣말로 "후후.. 또 한명이 나가는고만" 이라고 장난그럽게 말을 했다. 문을 나와서 조교한테 말하러 갔다. (격리주동안은 퇴소하고 싶으면 퇴소할 수 있었다.) 말하러 왔는데 조교가 무섭게 말을 건냈다. "야, 니들 뭐냐? "(조교 찾으러 갔다가 어떤 사람 한명도 조교 찾고 있길래 같이 동행했었다. 또 이때는 함부러 호실에서 나오면 안됐었다. 또한 떠들어서도 안됐었다. 조교들이 복도를 순찰하며 떠든애들한테 막 뭐라했었다. 그래서 무섭게 말했던 것일거라 생각한다.) 이제 한명은 상담받고 싶다고 말을 했고, 이제 나도 똑같이 말을 해야하는데 하.. 아까 그 말이 너무 맴돌았다. 우리 호실에선 사실 한명이 이미 나갔었었다. 그리고 우리 호실원들은 다 같이 이해 안 간다는 분위기였다. 나 또한 그랬다. 왜냐하면 여길 나간다고 뭔가 해결되진 않는다. 어차피 나가도 군대는 가야 하고 결국 또다시 여길 와야 하거나 타군대를 가야 하는 건데 이럴 거면 이미 왔는데 온 김에 끝내는 게 낫지 않나. 그래서 이런 생각들이 나를 또 바뀌게 했다 또한 나가서 집에 간다고 해서 부모님이 썩 좋아할 거 같지도 않고 말이다. 일단은 똑같이 말을 했다. 그 후 상담받기 위해 중앙 사무실로 오라고 방송을 했다. 저녁쯤이었다. 나는 갔다. 거기엔 몇몇 예비훈련병들이 있었다.

대부분이 퇴소를 위해 온 것이었다. 그때 담당 중사가 나에게도 말을 했다. "넌 왜 왔냐?" 나는 바뀐 생각을 가지고 있었기에 퇴소하는 건 접고 그냥 배가 아파서 왔다고 뻥쳤다. 사실 배도 쪼끔 따끔하기도 했다. 기다리다 늦은 시간이 돼서야 중사가 약을 챙겨주고 이제 호실로 가라고 했다. 나는 약을 받고 호실로 복귀하던 참이였다. 아 근데 내가 약간 길치다. 복도는 어두컴컴하고 뭐 어디로 가는지도 잘 모르겠고, 그냥 하염없이 '아 여기로 가면 되겠지뭐~' 하면서 걷는데 내 앞에 빨간모자가 걸어오고 있었다. 그때 들렸다 "야! 너 뭐냐?" 빨간모자, 조교가 나한테 한 말이였다. 그는 계속 나에게 말을 했다. "야. 너 뭐냐고" 나는 벙쪘다 아니 난 뭘까 나도 모른다 ㅅㅂ 인간이지 뭐냐.. "아. 저 약을 받으러 왔었습니다." 라고 말을 했던거 같다.근데도 조교는 말했다. "아,, 그니까 너 누구냐고!" "OOOOO번 훈련병입니다." "아 근데 뭐 어쩌라고 너 뭔데" "저 OOO중사님께서 약주시고 이제 호실로 복귀하고 있었습니다." "하... 그럼 약을 먹어!" 해서 호실로 다시 갈려했다. 근데 조교가 "너 뭐하냐? 여기서 처먹으라고." "저 물이 호실에 있습니다." "아니 저기 정수기 있잖아 저기서 처먹어"  그때는 어둡기도 했고 정수기에 아무리봐도 컵이 안보이길래 대체 뭐 어떻게 먹으란거지 하고 가만히 쫄아있었다. 이때 딱 나한테 약을 준 중사가 나타나서 "아 걔 보내줘~ 내가 약준애야 " 하고 나를 호실가는 계단까지 안내해줬다. 이후 나는 호실로 돌아가 약을 먹고 잤다. 나중에 훈련받으로 가기 전 우리 줄을 서서 대기하는 때가 있었는데 난 맨앞줄에 있어서 이 조교랑 눈이 마주쳤는데 이 조교는 약간 뻘쭘하다는 듯이 내 시선을 황급히 돌렸다. 아.. 그렇구나 아 이 ㅅㅂ발샊이 나 갈군거구나 이때 딱 생각이 들었다. 이 시1ㅂ발 ㅋㅋㅋㅋㅋ 내 생애 첫 부조리였다. 뭐 이해는 한다. 조교가 힘드니까 그랬던거겠지 뭐.. 는 지 랄 난 안 힘들까//.... 쨋든 이런 일이 있었다. 이후 주말이 되서 격리주가 풀리고 이제 우리는 정식으로 예비훈련병에서 훈련병이 되었단다. 군복도 받고 다음 주부터 훈련병으로 훈련받을 생각 하니 기분이 너무 좋았다. 격리주 이 ㅈ 같은걸 드디어 끝낸다는 거에서 제일 기분이 좋았다. 이때부터 호실인원들이 말을 트기 시작했던 거 같다. 우리 호실은 거의 경상도 사람들이 대다수였다. 특히 훈련소가 진주에 있어서 그런가 경상도 사람들이 공군에 많이 지원하는 거 같았다. 나는 경상도가 아니라서 경상도 말투를 익숙하게 하는데 애을 먹었다. 생각보다 억양도 쌔서 그런가 다들 약간 욕도 거칠게 하고 너무 드셌다. 그래도 듣다 보니 익숙해지긴 했다. 마지막으로 썰 하나가 있는데 내 오른쪽 친구가 첫날 저녁 엄청난 코골이를 했다. 이때는 문도 열고 잤어서 아마 1층에 모두 울려 퍼졌을 거다... 난 옆자리였는데 너무 끔찍했다. 그래도 잠은 잘 잤긴 했다... 군대매직// 

 

공군 군생활 회고록 - 2편 (~ 훈련소 훈련들과 관련된 이야기) 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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